고향의 정서(2)





오랜만에 어릴 적 뛰놀던 내 고향을 둘러보니 동네는 아직도 구석구석 그 때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때의 정겨운 얼굴들은 간 곳이 없네, 아~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은 한낱 꿈이런가 싶구나.

고향에 대한 내 마음이 마치 고려말의 학자. 길재 선생의 [오백년 도읍지를]를 읽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환하게 반기던 부모님들과 마을 이웃 어른들은 하나 둘 생을 다하여 이젠
흐릿한 기억으로 사라지고, 텅빈 집터엔 그 때의 장독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토담을 대신한 콘크라트 블록은 세월을 이기지 못해 퇴색된 체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지만
장독대에 핀 검붉은 목련은 계절의 감각을 거슬지 못하고 이렇게 홀로 따스한 봄을 맞고 있다.

이제 한 세대를 넘어 새로운 세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마음은 그 때에 머물고 있으니
오랜만에 둘러보는 고향에 대한 나의 마음이 이렇게 무거울 수 밖에....
山川/우남철
2008.04.0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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