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없이 좋았겠으나
반짝이는 것들과 사랑스러운 것들이 지천이라
혼자여도 충분히 행복한 순간,
나는 꽤 오랫동안 걷거나 머물며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지나치게 물질적이지 않기를
하기 싫은 것은 싫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래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누군가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후회하는 밤이 없기를
내가 원하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기를
사람에게도 자연에게도 죄가 되지 않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소중한 것을 내가 탐내지 않기를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 더욱 소중할 수 있다면
나 스스로 그것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릴 수 있기를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를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로부터 현명하게 벗어날 수 있기를
다른사람의 잘못보다 부족한 내 모습을 더욱 잘 볼 수 있기를
남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내 책임을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기를
바보같아 보인다해도,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을 수 있기를
사랑과 영원과 내일이 수백번 나를 배신한다고 해도,
다시 한번 그들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기를
빛나는 나의 마음이, 빛나는 그대의 마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를

작지만 따뜻하고, 사소하지만 즐거운 것들로
조금씩 마음의 빈 방을 채울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
당신과 내가 함께 행복해지기를.

2007년 12월 유엔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