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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년 10만원

노재홍 | 2007.12.06 10:01 | 조회 1764


촌년 10만원
여자의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으도 배가 부른것 같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이 자랑스러워
가슴 뿌듯함과 오뉴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등
세상을 다얻은 듯 해 남 부러울게 없이 살아가는 노모

이런 노모는 한해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한폭판의 아들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제촉해 도착했으나
이날따라 아들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드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자집 딸을 며느리고 둔 덕택에
촌노의 눈에 신기하기만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

그물건이 바로 가계부다
부자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해 그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총총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
에 또한번 감격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내용 가운데 어디에 썻는지 모를
촌년10만원이란 항목이 눈에 머물렀다
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바로 물건을 산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에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있다 아들 가족에께 줄려고 무거운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터질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삯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으요 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길에 오른 어머니의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무슨말 나보고 묻지말고 너의 방 책꽃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 며 수화기를 내팽기 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이유에서 인지
알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소리난다
소문이 날꺼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됐다

그런어느날 바쁘단 팽게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
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 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병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때 마다 남편이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 보내고 마당에 서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판사 사위 왜 안들어 오는가” 하며
쫓아 내려오자 사위가 한다는 말이
“촌년 아들이 왔습니다. ”라고 대꾸하자 그 자리에
장모는 돌하루방처럼 굳은채 서 있자
“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자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
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고 있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날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
없고 “시어머니 용돈 50만원”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적혀 있었다

이말은 년말 단합대회에서 말할려고 한 준비물을 미리 공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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